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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경청하고 지금을 보관하는

최차랑님의 그림그리는 사진관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래는 교육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에서 십여 년 간 예술을 매개로한 다양한 융합교육 컨텐츠들을 만드는 일을 해왔어요. 제가 맡았던 분야가 미디어 영상파트였는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디지털프로그램들에 참여를 하다 보니 사진, 영상매체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어요. 직장생활에 지쳐 있었는데 퇴사 후 이제 진짜 내 일을 하고픈 욕구가 생기게 되면서 ‘그림 그리는 사진관’ 일을 시작하게 됐고 이제 3년차 됐어요.
직장 다니던 시절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이곳에 머물러 일을 하게 되면서 안정감을 느껴요. 여기는 내가 디자인하고 내가 온전히 있는 곳이니까. 또 내가 만들어 가는 하나하나를 쌓아가면서 심적인 안정감을 느끼죠.
남가좌동에 오게 된 계기가 있어요. 불광동에 다세대 주택에 살았는데 집 앞에 건물을 짓는다고 터파기 공사를 하다가 지반이 가라앉게 되면서 긴급 대피를 한 일이 있었어요. 한 새벽 4시에 소방관들이 빨리 대피하라고 해서 빠져나오게 되었는데 이후 이재민들이 이 곳 근처 임대주택에서 살게 되면서 우연치 않게 이 동네에 자리를 잡게 됐어요.

이야기 듣는 사진사
기억에 남는 손님이 계신데 80대 초반의 어르신이셨어요. 한번은 아내와 함께 오셔서 이삼십 대 젊은 시절 사진을 들고 오셔서 복원의뢰를 하셨어요. 자연스레 할아버님께서 젊으셨을 때 이야기들을 하나, 둘 풀어내시더라고요.
 
사진관이란 곳이 손님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물질적인 교환이 생기는 상업 활동으로만 여겼는데 지금은 사진 안에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담겨있음을 그분을 통해서 느끼게 됐죠. 이후 할아버지가 수시로 오셔서 사진을 의뢰하시고 또 후하게 쳐주시고. 신사 같은 분이셨어요. 그분의 군대시절이야기, 결혼이야기, 아내와 일찍 사별한 이야기 등을 들으면서 외로움이 크신 분이구나 느꼈죠. 삶의 이야기들을 사진을 통해 듣게 되면서 아, 사진이란 게 참 사람의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매개가 될 수 있다라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그분을 통해 사진관에서 하는 일반적인 그런 상업 활동 외에 뭔가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어느 순간 연락이 뜸해졌는데 건강하신지 안부 전화 드려야겠어요.
 
저도 여기에 둥지를 틀고 살면서 동네 일원이 되었고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일종의 생태계가 형성됐어요. 친분을 나누는 관계이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됐어요. 어렸을 때 어디 이사 가게 되면 그 동네친구들 사귀게 되잖아요. 동네에서 사람들 사귀는 재미가 있고 또 보람도 느껴요.
제가 일하는 공간이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이곳에 대한 기분 좋은 메아리들을 들을 때면 힘이 되고 보람이 생겨요. 뭐 필요하다 하면 거기 잘하더라 이야기 해주시면서 소개로 오시는 분들이 계시기도 하고 또 SNS를 하다 보니 여러 다양한 지역에서도 오시는 손님들을 만나게 되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장사의 기술
음,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거?
입꼬리 올리고, 치아미소 활짝! 하나, 둘, 셋!